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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유프리 인터뷰 #01] 우붓에서 일하는 자유로운 삶: 기획자 주영님알유프리 INTERVIEW 2020. 9. 4. 16:51
누구나 한 번쯤 꿈꾸던, "한국을 벗어나 자유로운 곳에서 일과 삶의 균형을 찾는 생활"을 하고 있는 주영님을 인터뷰하였습니다. 어떤 계기로 외국에서 생활하게 되었는지, 어떻게 삶을 꾸려 나가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또한 삶과 일의 균형을 어떻게 맞춰나가며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인터뷰를 통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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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붓에서 생활한 지 3년,
한국을 떠나 자유로운 삶을 꿈꾸다.
Q.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주영님을 소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시소에서 파트타임으로 기획 직무를 수행하고 있는 주영이라고 합니다. 서비스 기획을 시작한 지는 10년 정도 되었네요. 회사를 다니다 그만두고, 모바일 앱 운영과 함께 현재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습니다. 서비스도 하나 런칭했어요. (ㅎㅎ) 현재 한국이 아닌 발리 우붓이란 곳에서 3년째 살고 있어요.
Q. 우붓에 살고 계신 게 독특하네요. 어떻게 살게 된 거예요?
사실 저와 남편이 컴퓨터만 있으면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환경이에요. 막연하게 어디든 가서 1년만 살다 오자라고 생각하면서 여러 곳을 알아보다 코워킹 스페이스가 잘 되어있는 곳이 궁금하더라고요. 그래서 베를린, 치앙마이 등에 멋진 코워킹 스페이스가 많아서 알아봤었어요. 처음에 가장 유력한 후보지는 베를린이었는데, 그때 베를린에 난민 이슈가 있어서, 우붓으로 오게 되었어요. 이 전에 이곳에 여행 온 적이 있었는데 너무 좋았었기 때문에 이 점도 있어요! 처음에 1년만 살려고 했어서, 조금은 가볍게 우붓으로 오게 되었는데 어쩌다 보니 벌써 3년째 생활하고 있습니다.
우붓의 어떤 매력 때문에 계속 생활하시는 건가요?
우붓은 매우 독특한 곳이에요. 특히 저처럼 장기로 체류하는 외국인들이 많아요. 그래서 그것만의 분위기가 있어요.
사실 인도네시아가 개발도상국이어서 정부가 하지 못하는 사회적인 것들에 부분이 많아요. 특이하게도 이곳에 머무는 외국인들이 사회적인 것들에 참여해요. 취약 계층을 위한 사회적 기업을 세우는 등 독특한 분위기들에서 오는 매력이 있어요.
그리고 우붓은 편안하고 느릿느릿한 곳이에요.
한국생활에서 평소 긴장을 풀고 산다고 생각했었는데, 우붓에서 생활하니 정말 어나더 레벨(?)이더라고요.
정글도 있고 요가도 유명하고... 정말 편안한 분위기 덕분인지 사람들도 여유롭고 친절해요.
Q. 우붓으로 가는 결정까지 고민이 많았을 거 같아요.
사실 큰 고민은 없었던 거 같아요. 오히려 1년만 살고 올 건데~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갔어요.
그 당시 우리 첫째가 7살이 되던 해였어요. 초등학교 입학까지 1년 남은 상태여서,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ㅎㅎ) 살기 전에는 한국 생활보다 경제적으로 자유롭게 살 수 있겠지라고 생각하고 왔는데, 막상 와보니 물가가 한국이랑 똑같더라고요. 유유자적하면서 풍족하게 즐길 거라 생각했지만... 높은 물가로 완전히 이루지는 못하고 있네요. (ㅠㅠ)
남편분이랑 마음이 맞아서 오신 건가요?
사실 평소에 제가 큰 그림을 제시하면 남편이 이를 따라오는 편이에요. 그래서 이 계획을 세우기 전 다른 곳에서 한 달을 산 적이 있어요. 그렇게 생활하다 1년 살기에는 힘들겠다 생각이 들었는데, 마지막 1주일 생활이 너무 좋아서 1년을 살기로 결정했어요.
Q. 주영님을 "일단 저지르고 보는 공상가"라고 말씀하셨네요.
(ㅎㅎ) 제 성향이 일단 한번 해봐야지 생각이 들면 바로 실천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어떤 일이든 한 번 해보고 결정해요.
우붓에서 생활하게 된 계기도 이 성향 때문이에요.
평소 좀비를 좋아하는 좀비 러버라고 들었는데 맞나요?
맞아요. 저 사실 좀비 덕후예요(ㅎㅎ). 제가 평소에 잔인한걸 잘 못 보는 편인데, 좀비가 등장은 극적인 상황에서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보는 게 흥미로웠어요. 아 맞다! 그리고 예전에 좀비 백과사전처럼 나온 책이 있었는데, 덕후가 되려면 이 정도는 해야겠구나 생각했어요. 거기서 좀비가 퍼진 상황에서 어떻게 생존해야 하는지 생존법과 필요한 지식들을 나열했는데 신기하더라고요. 아무튼 좀비를 좋아합니다!
Q. 평소 좋아하는 취미가 무엇이 나요?
지금은 코로나로 인해 못하고 있지만(ㅠㅠ) 운동을 좋아해서 자주 하는 편이에요.
운동은 하나만 꾸준히 하는 편이 아니라 요가, 수영, 헬스 등 하고 싶은 운동이 그때그때마다 달라서 그 시기에 하고 싶은 운동을 하는 편이에요. 아! 그리고 책 읽는 것도 좋아해요 :)
이루고 싶은 목표로 매주 트레킹 다니기, 제로 웨이스트, 텃밭 만들기라고 들었어요.
네. 매주 트레킹 다니기는 우붓 주변에 산에 트레킹 코스를 만들어놨더라고요. 그래서 트레킹 하는 모임이 일주일에 한 번 있어서 참여하려고 결심한 시점에 코로나가 터져 못 갔어요. 그리고 제로 웨이스트! 쓰레기를 덜 배출하는 삶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한국에서 생활할 때는 재활용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한국에서는 쓰레기를 버리면 그게 어디로 어떻게 처리되는지 보여지지 않잖아요. 근데 이 곳 우붓에서는 국가에서 쓰레기를 수거하는 시스템이 없어서 업체에서 덤프트럭을 보내 이를 수거해요. 그렇게 수거한 쓰레기들은 계곡이나 산에 버려두고 소각을 해요. 매립지가 있다고 하지만 섬이다 보니 매립지가 이미 꽉 차서 이렇게 처리를 하더라고요. 그 장면을 매일 보면서 내가 버린 쓰레기들이 어디로 가서 어떻게 되는지를 보니까 죄책감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최대한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요. 그래서 텃밭 만들기도 목표로 하고 있는 거예요. 야채를 살 때 항상 비닐에 담겨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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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의 삶을 살아가는
서비스 기획자
Q) 주영님이 하고 계신 직무를 소개해주세요!
이곳에서 일하기 이전에는 모바일 앱을 기획하는 일을 주로 했어요. 웹 서비스 기획도 가끔 하고 있어요.
그동안 클라우드 서비스, 캘린더, 메일, 모바일 앱 캘린더, 호텔 온라인 서비스 예약, 커뮤니티 서비스 등을 기획하였어요. 그리고 저랑 남편이 만든 어플이 있는데 하루에 한 장 아이의 얼굴을 기록하는, "요베이비" 라는 어플이에요.
제가 기획하고 남편이 개발한 어플이에요(ㅎㅎ)
현재는 1년 반 정도 시소에서 일하고 있어요. 더 자세히 말하면 "표준 모듈 리스트"라고 해서 각 프로젝트 운영 별로 모듈을 뽑아내고 패턴화 되어 있는 유형과 리스크, 태스크 관리 등을 정리하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 쉬운 업무는 아니지만, 그것을 정의해보는 것 자체가 새로운 경험이라서 그런 경험이 좋은 것 같아요. 이를 통해 많이 성장하고 있네요.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무엇인가요?
쏠캘린더 프로젝트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처음 해봤던 글로벌 프로젝트였고, UX를 파고드는 새로운 경험을 해서 기억에 많이 남아요.
글로벌에 대응했던 첫 프로젝트라 고생을 했지만 그만큼 기억에 많이 남아요. 새로운 경험들을 많이 해서.
Q) 리모트 워크가 생소한 방식인데, 직접 경험하기 전과 후에 바라보는 리모트 워크에 차이가 있을까요?
리모트 워크하면 생활의 분리가 잘 될 거라고 생각했었어요. 내가 내 시간을 관리하는 거기 때문에. 그런데 막상 리모트 워크를 하니 결과물을 보여줘야 하니까 일을 계속 붙잡고 있게 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워라밸이 무너지고 생각한 것 이상으로 시간을 많이 쓰는 점이 있어요.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더 많이 드는 편이에요. 대면일 경우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고 논의가 필요한 거에 대해 바로 만나서 정리하면 되는데 그 과정에서 표정이나 손짓 등 비 언어적인 요소들로 이해하는 편이 있잖아요? 리모트는 그게 없다 보니까 단어가 명료하지 않으면 이해가 안 되는 게 있어요. 그래서 이해시키는 과정이 더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어요. 이 두 가지를 예상하지 못했어요.
반대로 리모트 워크로 일하면서 느낀 장점은 무엇이나요?
출퇴근을 안 한다는 거 자체가 가장 좋은 거 같아요. 생각보다 하루에 많은 시간을 출퇴근에 쓰잖아요. 아침에 출근해서 빠르게 퇴근해도 집에 도착하면 8시더라고요. 그래서 출퇴근할 때 아이랑 같이 보낼 시간이 없었어요. 어느 때는 아이가 눈을 뜬 얼굴을 본 게 2주 만에 처음 인적이 있었어요. 그만큼 출퇴근으로 아이랑 함께하지 못했어요.
리모트로 일하면서부터는 아이와 한 공간 안에서 같이 있으니까 정서적으로 좋아요. 처음에는 같은 공간에 있어서 일 하는 게 힘들었는데, 이제는 아이도 익숙해져서 엄마가 같은 공간에 있어도 컴퓨터 앞에 있으면 일을 하는 중이구나 인식이 되어서 방해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나 봐요. 그래서 온 가족이 함께 있을 수 있다는 점이 무척 좋은 거 같아요.
Q. 주영님에게 일은 어떤 의미인가요?
예전 회사에서 일 욕심이 엄청 많았어요. 만삭일 때도 새벽 1-2시까지 일했어요. 그러다 "나는 쓰레기 없이 산다"라는 책을 읽었는데, 지금 당신이 소비하는 것들이 과연 무엇을 바꿔서 소비를 하는 건지 생각하라는 말이 있었어요. 이 글귀를 읽고, 내가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주말을 희생하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보내지 않는 시간 대신 얻은 돈으로 소비하고 있는 게 무엇인지 생각하면서, 그게 맞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생각해보니 일이 내 삶에서 별로 중요하지 않은 걸로 희석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이제는 내 한계를 인정하고 일에 대한 집착을 조금은 내려놓고, 주어진 상황과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는 법을 배웠어요.
Q. 일에 대한 고민이 있을 때, 누구에게 어떤 걸 물어보고 싶으신가요?
밀라논나와 이야기하고 싶어요. 롤모델이 없던 시기에 다양한 모습으로 나를 꾸려가셨던 분이라고 생각해요.
저의 롤모델이라는 표현보다는 저보다 먼저 그 길을 걸어가신 소중한 레퍼런스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고민이 있을 때 한 번 이야기해보고 싶어요. 실제로 고민이 있을 때 이 분의 유튜브를 많이 보고 있어요.
Q. 1년 뒤 어떤 일을 하고 계실 거 같아요? 그걸 하기 위해 어떤 걸 하고 싶으신가요?
조금 더 자유로운 삶을 어떻게 살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어요. 그래서 이걸 위해 많은 앱들을 많이 만들 거 같아요. 이러한 서비스들이 수익을 가져다주면 여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해서 (ㅎㅎ). 그리고 우붓 생활을 계속하고 있을 거 같아요.
Q. 언제 가장 행복하세요?
제일 행복하다고 느끼는 건 밤에 아이들과 잠 잘 준비를 할 때. 그때가 가장 행복해요. 그리고 아이들 웃는 거랑 떠드는 걸 볼 때 행복해요.
아이들을 통해 행복함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반대로 두렵거나 불안한 게 있으시나요?
사실 없는 거 같아요. 오히려 한국에 있을 때 두렵거나 불안한 게 많았어요. 또래 친구들이 어디까지 성취했는지 어떤 걸 가지고 있는지를 매일 보니까 막연한 불안감이 많았던 거 같아요. 그래서 무언가 더 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반대로 우붓에 와서 생활하니 그런 생각들이 많이 사라졌어요. 불안하다고 느꼈던 적이 정말 오래전이라고 생각들 만큼 지금 많이 평안한 상태예요.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과 사랑하는 사람들과 보내지 않은 시간 대신 얻은 돈으로 소비하고 있는 게 무엇인가"
일과 삶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 준 주영님. 다시 한번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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